H. Won Tai Chi Institute

 

왜 태극권은 여러 유파로 나누어지는가?

1920년대 이전만 해도 태극권은 하나의 유파만 존재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진가, 오가, 손가, 무가, 학가등으로 구분된 태극권의 명칭은 존재하지 않았다. 양로선 태조사님이 태극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하였고 전수 받은 사람들의 태극권법의 깨달음에 의한 차이로 인해 원 태극권과는 다른 형이 나오므로써 양가 태극권과 구별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혹자는 양로선 태조사님이나 양징보 태사공님의 인품상 태극권의 비전을 모두 공개했다고 주장한다. 정말 그랬을까? 비전의 공개와 인품과의 상관관계를 다시한번 연구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비전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그분들의 인품이 형편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것일까?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비전의 공개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의 인품과 자질, 사부와의 두터운 신의가 우선이다. 이 모든것이 충족되지 않았을때 비기의 전수 여부는 전적으로 사부님의 재량이다. 어느누가 감히 사부님에게 모든것을 가르쳐주세요 할 수 있을까? 또한 사부님이 그것을 다 전수했는지의 여부를 배우는 사람은 어떻게 판단 할 수 있을까?

양로선 태조사님의 경우 그분의 무술 실력만큼이나 인품이 뛰어나 천하무적이란 뜻은 바로 인자무적이었기 때문이다라고 혹자는 주장한다. 그분의 인품은 여기서 우리가 회상하지 않아도 다 알려져 있는 무술계의 미담이다. 또한 그분의 인품에 관련되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많은 부분들이 진가구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쳐진 부분도 많다. 인자무적과 관련하여 이것을 다른면에서 해석 한다면 그분의 무술의 경지는 태극권의 능의 단계에 도달한 상태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고 펑경을 자유자제로 표출함으로써 상대의 부상여부까지도 간파했다고 볼 수 있다. 펑경을 자유자제로 사용하지 못하면 상대방을 당연히 부상 시킬 수 있다.

양가에서 파생된 오가나 정가의 경우 그 형에 있어서 상당히 상호 유사하다. 그러나 진가권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것처럼 양가와 진가가 같은 원류라고 하지만 그 형이나 권법의 실행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른 점을 보인다. 물론 진가권자들은 노가식과 신가식, 노가식에도 노가 1로 노가 2로 등등이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것을 추적해보면 진가와 양가는 같은 원류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같은 원류라 하면 아무리 수련자에 따라서 그 품새가 다르게 형성된다 해도 반드시 그 권법의 실행에 있어서 동일한 점이 보여야 하나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진가권자들은 펑경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분은 처음 듣는 용어라고 까지 표현한다.

펑경이란 용어는 양로선 태조사님때부터 그 아드님들에게 전수하면서 전해진 태극권 고유의 공력의 명칭이다. 진가권의 경우 그 수련과정 거의 대부분이 대중에게 노출되어 있고 양가의 경우에는 직접수련이 아니면 그 수련과정을 절대로 대중에게 노출시키지 않는다. 그 이유는 태극권은 절대로 바른 스승의 직접 지도가 아니면 그 권법의 깨우침이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에 고집스럽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전수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 양가 태극권전인들의 경우 태극권자체를 학문적 연구대상으로 보지 않고 내공무술로써 수련했으며 그들의 수련과정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수련방법이 아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훈련을 통해서 태극권의 유명을 떨쳤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태극권자체 고유의 수련과정과 그방법을 통한 수련보다 태극권에 관련된 많은 부분들이 상술화됨으로써 원래 고유의 태극권 수련방법이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적 수련방법이 태극권수련의 진보나 태극권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말하기는 다소 어패가 있다고 본다.

양가에서 파생되었거나 영향을 받은 오가 무가 손가 정가태극권의 창시자의 공통점은 제자가 아니라 문하생 가운데 학식이 높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다른 기사에서 본인이 문하생과 제자의 차이점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분들이 태극권에 있어서 도달한 경지가 그분들이 이룬 학문의 성취만큼 이루었느지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또한 어느 혹자가 주장한 것처럼 무가태극권의 종사인 무하영노사님이 양로선 태조사님의 소개로 진가촌에 들어갔다는 말 또한 새겨서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당시 무하영노사님은 양로선 태조사님으로부터 2-3개월 정도 태극권을 수련했던 사람이고 정통 양가태극권자들에게 전해오는 바에 따르면 당시 진장흥 노사님은 진가촌에서 상당한 위치해 있는사람으로 그들 고유의 진가권이 아닌 다른 무술을 가르치는 것은 불허한걸로 전해져오고 있으며 그래서 양로선 태조사님이 그 무술을 배우게되는 행운을 얻게 된것이고, 따라서 그런분위기 상태에서 무하영 노사님을 진장흥 노사님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이유로 진장흥 노사가 남몰래 수련했던 장발고인에 의해 전수된 그 무술이 진가권자들에게 제대로 전수 되었을리는 만무하고 따라서 현재 진가권의 역사의 많은 부분이 서로 상충되고, 실종되었다고 하고, 다시 발견했다하고 등등의 이유가 생겨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후에 양로선 태조사님이 유명해지면서 진가구에서 그가 진가촌에서 진장흥 노사님으로부터 배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가구 내부에서 진장흥 노사를 재 거론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은 태극권형의 차이로 태극권을 구분하나 중요한것은 형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권법의 차이이다. 말로써가 아니라 실제로 나타나는 그 권법이 태극권원리에 상응하는가에 따라서 태극권이냐 아니냐 하는 태극권 본질론이 대두된다고 보아진다.

외가권과 내가권은 힘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따라 구분된다. 외가권의 경우 힘의 근원이 비슷해도 그 형의 차이에 따라 소림권, 영춘권, 당랑권, 팔극권, 태권도, 가라테,등등으로 구분된다. 외가권의 힘의 근원은 바로 근력이며 이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속도, 많은 동작들을 필요로 한다. 외가권의 경우 그 힘의 근원이 동일하므로 다른 무술과 혼용해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고 오히려 잘 융화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합기도 같은 경우다. 그러나 내가권의 경우, 특히 태극권의 경우는 상당히 다르다. 팔괘장이나 형의권 같은 경우 내가권이라 하지만 힘의 발출시 동작을 행하므로 팔괘장이나 형의권을 같이 수련해도 서로 상충되는 면이 적고 융화가능하다.

그러나 태극권의 경우는 같은 내가권에 속한다 하지만 엄밀히 표현하면 별도로 태극권으로 구분되어져야 한다. 태극권이 다른 무술과 다른점이 있다면 특히 권법에 있어서 동작이나 기술, 속도와 상관없이 내공힘이 표출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내공힘을 발출시키기 위해서 어떤 동작이나 기술, 속도를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이미 태극권이 아니다. 여기에서 바로 이권법을 깨닫지 못하면 그 결과로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다른 무술의 혼용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고 그러므로써 많은 다른파의 태극권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역대 양가태극권전인들은 다른 무술과의 혼용이나 수련없이 순전히 태극권만을 수련해서 무술의 절정고수로 유명을 얻었다. 태극권의 수련단계는 너무나 완벽하여 다른 무술의 혼용을 용납하지 않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문제는 이 수련단계를 다 알지 못하거나 알았다 해도 권법을 깨닫지 못하게 되면 다른 무술과의 혼용을 통해서 길을 모색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이미 더 이상 태극권이 아니게 된다. 외향만 태극권이지 안의 본질은 태극권이 아닌 다른 무술이다.

혹자는 다른 무술과의 혼용이나 경험을 통해 더욱더 태극권을 발전시킬 수 있고 전통적인 수련방법의 안주는 태극권의 발전을 퇴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인의 견해는 다르다. 오히려 오늘날 태극권의 퇴보의 결정적요인은 다른무술과의 접목을 꾀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수되는 것에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다른 무술과의 혼용을 용납하지 않고 순전히 태극권만을 수련했던 역대 정통 양가태극권전인들은 태극권의 발전을 저해한것이라고 보아야 된다는 결론이다. 태극권의 유명은 바로 그분들 때문에 생겨난 것인데 오히려 그분들의 그런 방식이 태극권의 발전을 퇴보한다는 주장은 자가당착이요 자기 합리화라고 본다.

흔히들 보게되는 진가권, 양가 태극권관련 논쟁은 그 형의 차이라기 보다 권법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며 권법의 차이에 따라 형도 상호 상당한 이질성이 관찰되는 것이다. 태극권의 본래의미가 무엇인지, 왜 태극권인지 그 의미를 다시 한번 고찰한다면 진가권, 양가 태극권의 본질론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양가태극권형이 역대 양가태극권 전인들의 형을 보고서 많이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원 양가태극권형은 사람에 따라 자세의 높이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게 대/중/소가식, 학/호/사형식을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진가권의 경우 그 형의 변화는 눈에 뛰게 관찰된다. 또한 역대 진가권전인들조차도 다른 무술을 혼용해서 그 무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는점에서 역대 정통 양가태극권전인들의 경우에 비추어 본다면 상당한 의문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쪽에서는 순전히 원태극권만을 수련해서 유명을 얻었으며 태극권의 본질론에 대한 의문을 받아본 적이 없는 상태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권법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무술의 혼용을 꾀하고 새로운 형을 만들고 그러므로써 끊임없이 태극권의 본질론에 대한 의문을 받고 있는 상태이니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같은 태극권이라는데 그 방향은 상호 상당히 다르다.

태극권은 태극사상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그것을 무술화하는데 있어서 선결조건은 절대로 수련시 동작의 끊임이 관찰되지 않고 속도의 변화없이 일정해야한다. 내공힘을 내기 위해 동작이나 속도의 변화가 현저하게 생기면 그것은 이미 태극권이 아닌 다른 무술의 기술을 도용하는 것이다.

태극권형을 바른자세로 일정한 속도로 수련하는 상태를 각 방향에 따라 선을 긋게되면 신기하게도 하나의 커다란 원형을 만들게 된다. 실로 원형을 만들때 끊어지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실을 방향에 맞추어 펴야만 원형이 만들어진다. 중간에 실이 끊기거나 확 잡아 당기면 원형을 만들수 없다. 물론 또 다른 실을 이으면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은 이미 흠집난 실이다. 태극권은 바로 그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여기에서 바로 많은 다른파 태극권이 생겨난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역대 양가태극권 전인들은 태극권 수련시 끊임없이 internal power(펑경)를 강조한다. 즉 internal power(펑경)가 없으면 그것은 이미 내공무술로써의 태극권의 속성이 없게 된다. 주사부님의 경우도 본인의 태극장권 수련시 끊임없이 power, more power, more more power,하면서 펑경을 수도 없이 강조하셨다. 펑경없는 태극권은 더이상 내공무술이 아니다. 펑경은 곧 양가 태극권의 모든 수련과정에 걸쳐서 가장 중요한 의미이고 태극권의 존재를 확정짓는 그 핵심 권법이다. 또한 태극권형 수련시 요구되는 13요결이 얼마나 자신의 몸으로 체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는 진가와 양가에 있어서 많은 차이점이 나타난다.

혹자는 지금과 같은 현대사회는 과거 생존의 한 수단으로 무술을 수련했던 사회와는 차원이 다르므로 그런방식으로 무술을 수련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한다.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옛날처럼 전쟁이 도처에서 일어나는 시대가 아니라 해도 다 인종으로 구성된 미국에서나 혼자 길거리를 다니게 될때 반드시 자기 자신만큼은 지킬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어떤 무술을 배우게 되더라도 무술의 본질을 망각한채 다른면 만을 강조하면서 수련하는 것은 단순한 운동이상의 의미는 갖지못한다. 자기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비로소 모든일에 자신감을 가질수 있다. 무술에 있어서 이 자신감은 굉장히 중요하다.

참고로 본인이 자주 태극권 본질론을 언급한 이유는 다른 무술을 비방하거나 다른무술이 양가태극권에 비해서 열등하다고 하는 의미는 아님을 밝혀둔다. 진정한 태극권이 무엇이고 왜 태극권이라 불리워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사심없이 알려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것임을 밝힌다. 또한 양가태극권에 대해 잘못 알려져 있는 부분들도 다시 검토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글을 쓰고 있는점도 있음을 밝힌다.

본인의 작은 소망이 있다면 한국인들 가운데서 정말로 양가태극권을 소신있게 그리고 신중하게, 사심없이,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흔들림없이 배워서 이 아름다운 무술을 후세에 바르게 전수해줄 인물을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다.